Big Islands - Hawaii (October 2016)
하와이 신혼여행에 대한 로망을 이루었던 그 첫 출발지, 빅 아일랜드.
보통 마우이/오아후 일정으로 가지만 용암과 은하수를 보고팠던 우리는 마우이 대신 빅아일랜드를 가기로.
덕분에 광활한 대자연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3시 결혼식이라 당일 출발하기엔 무리라고 판단해 인천공항 근처에 있는 하얏트에서 하루 머물렀다.
원거실/원베드룸의 깔끔한 숙소가 완전 마음에 들었던 우리는 마침 비도 내리겠다, 출국 시간 전까지 호텔 안에서만 돌아다녔다.
심지어 식사도 한 끼는 룸서비스로..ㅎㅎ 미국음식 많이 먹을거니까 한식 식사를 고름.
스파클링 와인/과일/초콜렛이 준비되어 있었지만 머리에 한 가득 꽃힌 실삔 풀고 화장 지우느라 많이 못 먹은게 함정..
아무튼 조식까지 야무지게 해치우고 인천공항으로 총총.
하와이 여행 성수기인 10월이라 그런지 오버부킹으로 좌석이 업그레이드 되었다!
이게 다 내가 가진 아시아나 골드 멤버쉽 덕분이라고 오빠에게 잘난 척 좀 했더랬다.
친절한 사무장님, 맛있는 음식과 편안한 잠자리 덕분에 피곤한 기색 없이 무사히 하와이 땅을 밟을 수 있었다.
호놀룰루 국제공항에서 빅아일랜드까지 국내선으로 1시간 가량을 더 타고 빅아일랜드에 도착.
에어비엔비로 예약한 숙소는 아담하지만 갖출 건 다 갖춘 주택 2층이었다.
첫 일정은 코나 커피농장 체험하기.
볶는 시간에 따라 라이트/미디엄/다크 로스팅으로 변한다는 사실과
커피 열매가 빨갛다는 사실과
"코나 커피"라는 상표는 오리지널 코나 커피가 20%만 들어있어도 붙일 수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배웠던 날.
따뜻하고 고소한 커피도 얻어 마시고 한창 바리스타에게 커피를 배우고 계시는 시아버님을 위해 원두팩 몇 봉지도 사 왔다.
메인 섬(오아후)과는 달리 한적하고 여유로움이 가득했던 빅 아일랜드.
사방 팔방이 푸른 빛 넘실대는 바다였으니 드라이브 하다가 목 좋은 곳만 보이면 정차하고 쉬었다.
인근 쇼핑 센터에서 태국식 음식을 먹고 느긋하게 해수욕을 즐겼던 여유가 문득 그리워진다.
빅아일랜드는 시골이라 땅거미가 내려앉는 저녁부터는 사실 별로 할 일이 없다.
그래도 밤에 쉬기만 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석양 크루즈 & 만타레이 구경 투어를 예약했다.
예약한 것 가지는 좋았는데... 현지에서 산 래쉬가드가 너무 싸구려라 물이 다 들어가서 투어 마지막 즈음엔 만타레이고 뭐고 다 때려치고 얼른 바다에서 나오고 싶었음 ㅠ_ㅠ
싼 게 비지떡이다. 5불짜리 래쉬가드에게 뭘 바라겠나. 2불짜리 샌들은 하루만에 깔창이 나갔고 말이다 아하하
또 다른 투어 프로그램이었던 돌고래 크루징!
운 좋게도 떼지어 다니는 돌고래 가족도 보고, 따가울만치 환했던 햇살도 쬐고, 컨티넨탈 뷔페도 먹고.
open ocean 에서 스노쿨링도 했는데 음 나는 생각보다는 그저 그랬다. 얕은 바다에서 물장구치는게 더 좋아.
빅 아일랜드 일정의 하이라이트였던 마우나케아 정상 오르기.
Jeep 2도어 꼬맹이 차 타고 덜커덩 거리면서 한참을 올라가고, 고산병 예방을 위해 잠시 휴게소(?)에서 머무르고
그 뒤로 비포장길을 한참 달린 끝에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내 발 아래 구름이 있고 해가 있다니. 낮에는 크루징 투어 하면서 더웠는데 정상은 추워서 모포를 뒤집어쓰다니.
세상은 넓고 스물 여덟 먹었는데도 모르는 것 신기한 것 투성이다.
굵직한 일정 사이에 소소하게 재래 시장도 방문했다.
반가운 스타벅스에서 다크 프라푸치노도 마시고, 하와이 플라워프린트 옷도 싸게 사고. ㅎㅎ
하와이 특산품인 마카다미아 넛츠를 생산하는 대표적인 브랜드인 마우나로아 넛츠 공장을 방문했다.
기내 면세품에는 저 위에 있는 깡통 하나가 만원 정도 하던데, 여기서는 2만 5천원 정도에 8캔 득템!
투명한 유리 너머로 마카다미아를 포장하고 있는 직원분들도 구경하고, 샘플 넛츠도 마구마구 줏어먹고 나왔다 ㅎㅎ
오빠가 고대했던 용암은 아쉽게도 기상 악화로 제대로 볼 수 없었다.
빅아일랜드 화산국립공원은 규모가 커서 자동차로 돌아다녀야 했다. 비바람이 세차게 불어서 후다닥 달려나가서 구경 하고 다시 차를 타길 반복했음. 다소 아쉬웠지만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지 뭐.
한적하고 평화로웠던 빅아일랜드 일정은 이렇게 끝났다. 이젠 쇼핑과 맛집이 가득한 오아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