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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진행형 강원도 라이프

흰여우* 2017. 6. 14. 16:54

올림픽 관련 프로젝트로 강릉/평창에 내려온 지 벌써 5개월차다. 토박이는 아니지만 지난 10년 간 서울에서만 쭉 살아왔던 내게 지방 살이는 하나의 큰 도전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즐거운 생활을 영위 중.


강원도 라이프의 넘버원 장점은 맑은 공기와 파아란 바다! 근무지인 대관령은 대한민국 내에서도 청정 지역으로 꼽히는 곳이고 강릉의 푸른 바다는 말할 것 없이 이쁘다. 출퇴근길에는 태백 산맥에 자리잡은 웅장한 산림을 볼 수 있고, 퇴근 후에는 15분만 운전하면 경포호와 동해바다를 마주할 수 있다. 가족 친구들이 없어서 심리적으로 답답한 마음을 대자연이 위로해주는 느낌이랄까.


강원도 음식도 넘나 내 스타일이다. 자극적인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곳 토속 음식은 간이 적당하게 되어 있고 식감이 부드러운 음식이 많다 (ex. 황태해장국 초당순두부 꿩만두국). 특히 대관령은 서늘한 지역이라 따뜻한 음식이 많은데, 따뜻하면서 보들보들하고 영양가도 높은 음식으로 한 끼를 해결하면 그날은 하루 종일 든든하다 ^^ 


물론 매사 좋을 수만은 없다. 가족 친구들을 보고싶을 때 못 보는게 힘들다면 제일 힘든 일이다. 평일 저녁 퇴근하고 친구와 만나서 수다를 떨거나 영화를 보러가는 일은 내게 일상이었는데, 그 일상이 한 순간에 없어진 느낌. 주말에 몰아서 보긴 하지만 "보고싶을 때 못 본다"는 제약이 있어서인가, 만남에 대한 갈증이 남아있다. 


더불어, 서울에서 멀어질 수록 문화생활과는 거리가 멀어진다고 하는데 지금 아주 매우 절절히 느끼고 있다. 서울에서는 20분 지하철 타고 코엑스만 가도 여러가지 박람회가 열리고,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맛집이 오픈을 하는데 강릉은, 뭐랄까... 조용-하다.  비단 강릉이 아닌 서울 이외의 지역은 다 이럴 거라고 추측함. 아무튼 전시회 박람회 대형서점 등 문화 생활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않으니 주말 서울행을 끊을 수가 없다. 하하.. 


화려하지만 답답하고 다채롭지만 삭막한 서울이라는 도시를 떠나본다는 건 여기저기 많이 떠돌아봤어도 내게 있어서 꽤나 큰 도전이었다. 5개월이 지난 지금 이 정도로 만족하며 살 수 있음에 감사하다. Wonder what's coming next :)